
왜 우리나라는 무배당 보험밖에 없을까?
23. 8. 30유배당 보험의 역사와 현황
유배당 보험은 보험사가 계약자가 납부한 보험료를 운용한 후 이익이 발생하면 이를 계약자에게 배당하는 형태의 보험입니다. 반면, 무배당 보험은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계약자에게 돌려주지 않는 보험입니다.
우리나라의 보험 시장은 1962년부터 1982년까지 약 20년간 유배당 저축상품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1992년을 기점으로 무배당 보험이 도입되었고, 2003년 이후 유배당 보험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유배당 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무배당 보험만 운영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무배당 보험 도입과 유배당 보험의 소멸 과정
1990년대 초반,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를 명분으로 무배당 보험을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배당 보험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무배당 보험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을 빠르게 점유했습니다. 이에 국내 대형 보험사들도 무배당 보험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유배당 보험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습니다. 결국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하락하면서 유배당 보험의 운용 부담이 커졌고, 보험사들은 무배당 보험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2006년, 정부는 보험업법을 개정하여 유배당 보험의 운용 수익 중 90%를 계약자에게 돌려주고, 보험사가 가져갈 수 있는 비율을 10%로 제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은 유배당 보험을 판매할 유인이 줄어들었고, 점차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무배당 보험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보험사의 이익 구조와 문제점
⦁ 사차익: 예상한 보험금과 실제 지급된 보험금의 차이
⦁ 이차익: 보험사가 자산을 운용하여 얻는 수익
⦁ 비차익: 예정 사업비와 실제 집행된 사업비의 차이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특히 ‘사차익’과 ‘비차익’에서 높은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에게 과도한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반면, 자산 운용 수익을 의미하는 ‘이차익’에서는 오히려 손실을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보험사는 예상 사업비보다 적은 비용을 지출하면 차익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이익을 차후 보험료 인하에 반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며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즉, 보험사들은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높은 보험료를 책정하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참고 기사보기: [이슈진단] 삼성생명 유배당보험 계약자 몫은 無…‘빈손’인 이유는?해외 보험 시장과 비교
세계 주요 보험 시장을 살펴보면, 유배당 보험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배당 보험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입니다.
미국의 주요 보험사들도 유배당 보험을 통해 고객에게 수익을 환원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보험사의 15년 평균 배당 수익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과 홍콩 같은 선진 금융 시장에서는 유배당 보험이 오랜 기간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해 왔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의 이율이 1%대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현재 한국의 보험 시장은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보다, 보험사들이 과도한 이익을 취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무배당 보험 일색의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면서도 정당한 이익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이나 홍콩 등 선진 금융 시장에서는 유배당 보험이 활발하게 운영되며, 소비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주요 보험사들은 오랜 기간 동안 국고채 + 알파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해 왔으며, 이러한 상품들은 장기적인 자산 관리에 훨씬 유리한 선택지입니다.
한국의 금융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국내 보험사들이 제공하는 상품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유배당 보험과 같은 대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금융 환경에서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해외 시장의 다양한 금융 상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